그저 멋을 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.
그때, 옷을 좋아하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.
부모님은 전자공학을 전공하길 바라셨지만,
저는 결국 의상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.
지금 돌아보면
그 선택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꾼 순간이었습니다.
돈을 들이지 않고
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 일이
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었습니다.
대학 시절 내내
제 옷을 만들어 입었고,
어느 순간부터는 친구들의 부탁으로
그들의 옷도 함께 만들기 시작했습니다.
그렇게 옷을 만들던 시간들이
저에게는 가장 즐거운 대학 생활이었습니다.
4학년 2학기가 될 무렵,
패션 회사 재단실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.
낮에는 일을 하고,
퇴근 후에는 회사에 남아
지하철이 끊기기 전까지
그레이딩을 하고,
패턴을 그리고,
다시 고치고,
또 연습했습니다.
돌이켜보면
그 시간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
제가 스스로 선택한 시간이었습니다.